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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국무령 이상룡의 손자며느리 허은(許銀) 회고록(2) >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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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료 | 임시정부 국무령 이상룡의 손자며느리 허은(許銀) 회고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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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6-23 17:40 조회1,2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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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259월 시할아버지 이상룡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에 취임하기 위해 상해로 떠났다가, 이듬해 돌아온 후 1932512일 길림성 서란현에서 순국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허은은 이상룡의 국무령 사임에 대해 만주권 인사들과 다른 계파 사이의 의견

충돌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편 동지 여준·이장녕이 총살당했다는 잘못된 소식을 듣고 이상룡이 상심 끝에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모습까지 그리고 있다. 동생 이상동 등 가족들이 귀국을 권했지만, 이상룡은 동지들을 버려두고 혼자 고국 땅을 밟을 수 없다고 한 일. 또 이상룡이 임종할 때 대성통곡하는 이진산 어른을 보면서, 그녀는 애국심 하나만

가지고 망명의 길로 나섰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신 시할아버지의 한을 대신 울어 드렸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일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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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은 남겨진 가족들이 고향 안동 임청각으로 돌아가는 모습부터 시작된다. 518일 유해를 모신 관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일본군에 쫓기는 중국군의 횡포로 이상룡의 유해는 끝내 모셔올 수 없었다. 허은은 시아버지 이준형이 시할아버지의 글 석주유고원고를 가슴에 품고 가져온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회고하였다.

그 뒤로는 그녀가 남겨진 가족들을 보살피며 임청각의 종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할머니 김우락의 죽음과 시아버지의 자결, 그리고 시어머니 이중숙이 중풍으로, 남편 이병화가 한국전쟁의 피난살이 속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 등이다. 허은은 이 모든 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견뎌냈다.

이 외에도 해방 후 들은 만주 소식이 담겨 있는데, 이육사의 순국과 남겨진 집안 분들, 그리고 허위 후손 등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허은 여사는 구술을 마치면서 끝에 좋은 세상 만나 이제 여한이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지금도 귓가를 스치는 서간도 벌판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지나온 구십 평생 되돌아봐도 여한은 없다. 그저 하루하루 연명한 것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고달픈 발자국이었긴 하나 큰일하신 어른들 생각하면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다. 그 대신 머지않아 여러 영령들 뵈옵고 이토록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을 말씀드릴 생각하면 마음 뿌듯하다. 선열들의 피 흘린 노력의 보람을 오늘 이 나라의 성공에서 찾을 수 있으시겠지.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의 가치

 

기록자 변창애가 이 회고록을 채록할 당시 허은 여사의 나이는 90세를 바라보고 있었.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난 일들을 자세히 기억하였다. 이 기억들은 역사책에서 접할 수 없는 생생한 증언이다. 그리고 만주망명 정착과정과 당시 독립운동 상황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사료적인 가치가 매우 크다.

왜냐하면 1910년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자, 수많은 애국지사들은 광복을 위해 만주로 망명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독립군기지를 건설하고 각종 독립운동단체를 통해 항일투쟁을 펼치다가 만주 벌판에 묻혔다. 그렇지만 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안동출신 김대락은 만주망명 한인들의 초기 생활과 활동을 당일에 기록한 백하일기. 허은의 시할아버지 이상룡은 자신의 삶이 담긴 석주유고를 남겼다. 이 밖에도 만주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이 직·간접적으로 남긴 유고·회고록·자서전 등이 있다. 그런데 이 자료들 대부분은 남성의 기록이다. 경북출신 여성이 남긴 대표적인 기억은 허은과 이해동의 회고록이다. 허은의 회고록은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 소리가이고, 김동삼 며느리인 이해동의 회고록은 만주생활 77이다. 여성의 기록이라는 점이 허은 회고록이 지닌 첫 번째 가치이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독립운동 집안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허위·이상룡을 중심으로 친정과 시댁의 가족은 물론 친척까지도 항일투쟁에 나섰다. 이러한 독립운동 명가의 역경을 짐작하게 해주는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이 회고록에 담겼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독립운동 명가의 나라 위한 삶, 겨레 위한 희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독립운동 명가의 딸이자, 손녀이며, 며느리이자 아내인 허은 여사의 회고록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 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이 글은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특별기획전 <만주를 품은 안동 여인들! 광복의 꽃이 되다(2011)><광복의 밑거름이 된 경북 여성들(2014)>, 그리고 이야기로 만나는 경북 여성(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14); 목숨 바쳐 나라를 사랑한 선비 왕산 허(권대웅, 2014) 등을 참고하였다.

 



한준호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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